날도 좋은 요즘 어디 가볼 만한 좋은 곳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을 가보기로 했다.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경기도 포천 광릉숲에 위치한 수목원으로 본래 광릉수목원이란 이름으로 설립이 되었고 이후 국립으로 승격되었으며 우리나라 대표 수목원 중 하나다.
국립수목원이 위치해 있는 광릉숲은 조선시대 때 나라에서 사용할 나무들을 생산하던 곳이자 왕실에서 사냥하던 곳이기도 했다. 1468년 조선 제7대 왕 세조의 능인 광릉이 조성된 후 능림으로 지정되어 엄격히 관리되었다. 광릉숲은 약 550여 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온대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 성숙림이며, 이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6월 2일 광릉숲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서 검색해 봤더니 차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필수다. 사전 예약한 차량만 주차장 입장이 가능하다.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인 대중교통, 자전거 등으로 이동해서 가는 경우엔 예약 없이도 입장 가능하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해서 예약하지 않았다.


국립수목원 앞에 정차하는 버스는 21번 버스가 유일한데 배차간격이 꽤 길어서 버스로 이동할 사람들은 이를 잘 보면서 이동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환승과정에서 앞 차를 1분 남짓하고 먼저 떠나보내서 약 50분을 기다렸다. 물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샀지만 기다리는 시간은 꽤 길게 느껴졌다. 남양주 21번 버스를 타고 국립수목원 역에서 내리면 국립수목원이 바로 앞에 보인다.



국립수목원 입구 옆에는 광릉 숲 길이라고 해서 약 3km 거리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곳은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기 때문에 제한되는 부분들이 있으며 이를 꼭 지켜야 한다. 여기서는 자전거, 반려동물, 킥보드 등이 금지이며, 야영, 취사, 흡연 등이 금지이다. 운영 시간은 동절기(11월~3월) 08~18시, 하절기(4월~10월) 08~19시이므로 이를 확인해서 가야 한다. 오늘은 수목원이 목적이었기에 이 길은 다음에 걷기로 했다.



국립식물원 앞의 매표소이다. 요즘 매표소들은 옆에 무인매표소도 있어서 빠른 발권을 원하면 무인매표소를 이용하면 된다.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현장발권으로 발권했다. 표 안에 있는 QR 코드를 스캐너에 찍고 들어가면 된다.
사실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어서 배가 고팠기에 우리는 식사를 할 곳을 찾았다. 수목원 내에서는 휴게 광장에서만 식사가 가능하다 해서 그곳을 향해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마주친 어린이 정원과 여름 정원이다. 어린이들이 현장학습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보인다.



도착한 휴게 광장은 매우 넓고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간단히 식사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좋은 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아 싸 온 김밥을 먹었다.





점심을 다 먹고 휴게 광장에서 나와 숲생태 관찰로를 따라 올라갔다. 이곳은 데크길로 이어져있었는데 이 길을 걸으면서 온전한 숲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쓰러진 나무들도 그대로 있었는데 안내를 읽어보니 태풍에 쓰러진 나무도 그대로 보전하여 숲의 천이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자연 생태계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숲인 것이다.



숲생태관찰로를 빠져나와 마주친 육림호이다. 육림호에는 매점이자 카페도 있다.




다음으로 길을 따라 전나무숲 길로 올라갔다. 이곳의 전나무는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에서 전나무 종자를 가져와 증식하여 1927년경 조림했다고 한다. 이 숲길은 약 200m 구간으로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 중 하나이다. 이 길은 나름 이 국립수목원 내에서 올라가는 길인 편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힘든 구간은 아니다. 힘들게 올라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도 걸어 올라가기 괜찮은 길이었다. 심어서 키우고 있는 작은 전나무들부터 양 옆으로 가지가 뻗어있는 다소 큰 전나무까지 다양한 형태의 전나무를 보면서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리고 마주친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이다. 여기는 양 옆으로 열대식물전시원과 아열대식물전시원이 있다. 이 안에서 다양하고도 많은 열대식물과 아열대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그다음은 산림박물관이다. 입구에 보면 옆에 작은 도서관도 있어서 잠시 들러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는 박물관만 잠시 들렀다. 입구에 들어가면 한가운데 보이는 느티나무 상징목과 함께 국내외 목재 표본들을 볼 수 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역시 관찰할 수 있다.


2층 입구에는 산림과 인간 생명의 근원인 다양한 씨앗들이 전시되어 있고, 앞에 보이는 산림문화관에 입장하면 산림의 역사와 우리 선조들의 목재 가공과 이용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전시들과 영상도 볼 수 있다.


산림박물관에서 나와서 옆으로 쭈욱 걸으면 키 작은 나무언덕이 있다. 이곳은 키 작은 나무를 중심으로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다.



진화 속을 걷는 정원에서는 진화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가볍게 걸으면서 다양한 식물의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다.

물가나 물속에서 자라는 여러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이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길에 약용식물원을 들렀다. 이곳에서는 국내외 약용식물에 대한 정보로 조성된 공간이다. 실제 쓰이고 있는 약용식물들, 독성이 있는 식물 등 다양한 약용식물들을 볼 수 있다.
꽤 넓은 국립수목원이라 다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웬만한 것들은 다 둘러본 것 같다. 물론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나머지는 다음에 시간이 나면 둘러볼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오면 가볍게 둘러보기도 좋고, 혹은 아예 작정하고 다 둘러본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보면서 걷는 것도 좋다. 나는 평일에 와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날이 좋아서 더더욱 둘러보기 좋았다. 뭔가 걷는 것만으로 힐링한 기분이다. 이곳은 계절별로 모습과 느낌이 다르다고 하니 다음에는 한 번 가을에 와볼까 싶다. 서울 근교에 자연을 느끼고 걸을만한 곳을 찾는다면 국립수목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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