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Wicker Park)

학창 시절 영화관에서 보고 주인공인 조쉬 하트넷에 빠진 영화이기도 한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Wicker Park)'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과 갑작스러운 헤어짐, 그리고 그 안에 엇갈린 운명 같은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영화다. 과거와 현재를 드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 매우 흥미롭고 영화의 집중도를 높여주어서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로맨스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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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라빠르망(L'Appartement)'의 리메이크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의 원작은 프랑스의 질 미무니 감독의 1996년 작 영화이자, 세기의 미녀라 불리는 모니카 벨루치와 프랑스 연기파 배우 뱅상 카셀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L'Appartement)'이다. 이 영화는 제5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비영어 영화상 수상작으로, 후에 미국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Wicker Park)'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된다. 원작의 분위기가 좀 더 세고 강렬한데 반해 리메이크판은 좀 더 부드럽고 대중적인 느낌이다.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등장인물들과 내용은 비슷하면서도 약간의 설정이 차이가 나는데, 이 중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결말이다. 만약 결말이 궁금하거나 이를 비교해보고 싶다면 원작과 리메이크 둘 다 봐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줄거리

회사 미팅으로 방문한 레스토랑에서 매튜는 2년 전 갑작스럽게 자신을 떠난 연인 리사의 목소리를 우연히 듣게 된다. 이를 듣고 난 후 그녀가 맞는지 확인하러 갔으나 그녀는 떠난 후였고, 떠난 자리에서 그는 그녀가 흘리고 간 호텔 카드키를 줍게 된다. 리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는 출장을 미루고 호텔 카드키를 들고 호텔로 간다. 하지만 리사가 돌아오지 않자 그는 리사와 마주쳤던 레스토랑으로 가서 리사에게 쪽지를 남긴다. 

 

2년 전 비디오 수리 알바를 했던 매튜는 수리점에 맡겨진 비디오에 찍힌 리사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비디오를 수리하는 중 거리에서 리사를 보고 그녀를 따라가고 그녀가 현대 무용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매튜는 신발 매장에서 일하는 친구 류크에게 가서 그가 첫눈에 반한 리사에 대한 얘기를 터놓는데 그곳에 리사가 등장한다. 이에 매튜는 놀라고 당황하지만 직원인 척 리사를 응대한다. 하지만 리사는 매튜가 자신을 쫓아다닌 것을 알고 그를 만나러 온 것이었으며, 이 이후로 둘은 만남을 이어가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매튜가 리사의 호텔 방에서 발견했던 신문기사는 다니엘이란 인물의 부인이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매튜는 다니엘이란 사람이 리사와 관련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를 찾아 미행하게 된다. 다니엘은 리사를 찾아다니며 스토킹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매튜는 리사의 집이 어딘지 알게 된다. 그리고 혹시나 리사가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곳에 다음날 만나자는 메모를 남긴다. 다음날 리사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그녀의 집으로 다시 찾아간다. 집 안까지 들어간 매튜는 2년 전 루크의 매장에서 리사가 신었던 빨간 구두와 이 구두의 치수가 리사의 것과 같음을 확인했다. 리사일 거라 거의 확신했지만, 그 집 안으로 들어온 여자는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옛 연인인 리사와 이름도 같고 겹치는 게 많은 이 여자를 보고 매튜는 혼란스러워하며 사과한다. 여자는 매튜에게 신문 기사 속 다니엘은 자신을 스토킹 하는 사람이고 그 때문에 무섭다며 같이 있어달라고 하고 결국 그 둘은 같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사실 이 리사라고 밝힌 사람의 진짜 이름은 알렉스이며 2년 전 리사의 앞집에 살던 이웃이자 친구다. 그녀는 리사가 매튜와 만나고 사귀기 전부터 매튜를 알았고 혼자 짝사랑해 왔다. 하지만 그녀가 마음을 표현하기도 전에 리사와 매튜가 사귀게 된 것이다. 그녀는 당시 이 둘의 사랑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매튜는 뉴욕으로 일자리 제안을 받고 리사에게 함께 가자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리사는 리허설에 늦었다며 내일 같은 시간 공원에서 보자는 말과 함께 그 자리를 떠난다. 다음날 매튜는 리사를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리사가 유럽공연을 위해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는 그녀가 자신과 함께하기를 거절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슬퍼한다. 

 

리사가 유럽공연을 갑작스럽게 떠나기 전 알렉스에게 매튜의 편지를 건네주며 매튜에게 전해달라 한다. 매튜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뉴욕으로 가겠다는 대답을 담은 편지였다. 하지만 알렉스는 이 편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리고 매튜의 자동응답기에 리사가 남긴 메시지를 다 지워버린다. 리사에게는 알렉스가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을 봤다며 거짓말한다. 

 

듀크는 매튜에게 본인의 여자친구인 알렉스의 연극에 같이 가자고 한다. 무대 위 알렉스는 무대화장으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녀는 관중석의 매튜를 보고 공황 상태에 빠진다. 매튜는 출장 때문에 급하게 연극만 보고 빠져나간 상황. 하지만 매튜는 리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서 한 번 더 확인해 보기로 한다.

 

한편 리사는 런던으로 떠나기 전 매튜가 리사와 스쳐 지나갔던 레스토랑에 들렀는데 거기서 매튜가 남겨둔 쪽지를 건네받는다. 쪽지를 받은 리사는 류크에게 전화를 걸어 매튜에게 다음날 3시에 보자고 전해달라 한다. 위치는 매튜가 알 것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 시각 매튜는 리사의 방에서 발견한 구두 굽이 부러졌던 것과 그 구두가 리사의 발치수와 같다는 것을 기억해 새 구두를 사서 알렉스와 만나고 이를 확인한다. 하지만 그녀의 발치수는 리사의 구두 사이즈와 맞지 않았다. 이를 알아차린 매튜는 그녀를 의심하며 미행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는 듀크를 마주치고 듀크는 매튜에게 자신의 여자친구 알렉스를 소개한다. 매튜는 리사라 주장한 그녀의 진짜 이름이 알렉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거짓들이 드러나는 순간 알렉스는 모든 사실을 말한다. 그녀가 매튜를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고 그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까지 말이다. 그리고 그에게 2년 전 매튜가 받았어야 할 리사의 편지를 건네준다. 류크는 뒤늦게 리사의 연락을 받은 것을 매튜에게 알려주고 매튜는 리사를 만나기 위해 늘 만났던 공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도착한다. 매튜는 그녀를 찾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고 이 둘은 결국 재회하게 된다. 

 

리뷰

로맨스 영화라고 해서 봤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약간의 스릴러 같기도 하고 색달라서 더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도대체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어떻게 둘은 만나게 될지 계속 궁금해하면서 봤다. 서로 사랑하는 매튜와 리사를 갈라놓은 알렉스의 매튜를 향한 감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랑을 넘어선 일종의 집착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녀의 훼방과 거짓말이 들통나는 순간 모든 걸 내려놓고 다 털어놓는데 너무 어이가 없고 미웠다. 그녀가 갈라놓은 2년이란 시간이 매우 안타까웠다. 그녀가 그렇게 해서 과연 진정한 매튜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이 영화를 본다면 꽤 답답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개인 휴대폰을 갖고 있는 요즘과 달리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유선전화와 쪽지를 이용한 연락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해 엇갈린 주인공들의 운명이 참 야속하고 답답하지만 그 시절이라 가능한 감성과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남자 주인공 매튜 역을 한 조쉬 하트넷을 이 영화에서 처음 보고 후에 그의 영화들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그의 매력을 잘 담은 영화라 생각한다. 엇갈린 사랑과 반전이 담긴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가 궁금하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기적 같은 타이밍으로 시작된 운명 같은 사랑… 그때 내가 그 거리에서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2년 전, 나를 떠난 그녀 ‘리사’ 그리고 지금 내 앞에 그녀를 닮은, 그녀의 흔적을 지닌 또 다른 ‘리사’가 나타났다. 잊으려 할수록 더욱 생생히 떠오르는 그녀의 기억, 우리의 사랑… 사랑이 떠나버린 남자,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을 꿈꾸는 여자…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혼자서도 사랑은 계속된다!

평점

8.5 (2005.10.13 개봉)

감독

폴 맥기건

출연

조쉬 하트넷, 로즈 번, 다이앤 크루거, 매튜 릴라드, 크리스토퍼 커즌스, 제시카 페레, 블라스터 브라나, 에이미 소볼, 테드 휘톨, 이자벨 도스 산토스, 조안나 노에스, 케릴린 키이스, 마크 카마초, 마셀 지닌, 스테파니 벅스턴, 질리언 페러비